썰어둔 수박, 4일까지 신선하게 보관하는 법
어제저녁에 뉴스를 보다가 수박 얘기가 나오길래 저도 모르게 볼륨을 올렸어요. 반으로 자른 수박에 랩을 씌워 냉장고에 넣어뒀더니 세균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내용이었거든요. 마침 저희 집 김치냉장고에도 썰어놓은 수박이 있던 참이라 순간 뜨끔했어요.
여름 되면 저희 집은 수박을 달고 살아요. 아들이 몸만들기 한다고 밥이랑 단백질 챙겨 먹는데, 간식으로 제일 자주 찾는 게 수박이거든요. 남편도 저녁 먹고 나면 수박부터 찾고요. 그래서 한 통 사면 금방 없어질 것 같지만, 그래도 저희는 4일 정도는 나눠서 먹어요.
뉴스에서 본 내용이 이랬어요
한국소비자원에서 실제로 시험을 해봤대요. 반으로 자른 수박을 랩으로 포장해서 4도 냉장고에 보관했더니, 절단면 표면의 일반세균이 1그램당 최대 42만CFU까지 늘었다고 해요. 자른 직후에는 140CFU였다니까 약 3000배가 된 거예요. 숫자가 너무 커서 저는 처음에 잘못 들은 줄 알았어요.
표면을 1센티미터쯤 잘라낸 안쪽에서도 일반세균이 최대 7만CFU 나왔다고 하고요. 겉만 좀 걷어내고 먹으면 되겠지 했던 제 생각이 안일했던 거죠.
다만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게 있어요. 이 시험 결과를 보고 랩이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대요. 시험에서 랩을 씌운 건 반쪽 수박이었고 밀폐용기에 담은 건 조각 수박이라, 포장재만 딱 떼어놓고 비교한 게 아니었거든요. 확실한 건 랩을 씌운다고 수박이 깨끗해지는 건 아니라는 점이에요.
저는 원래 이렇게 보관했어요
저는 예전부터 수박을 사 오면 일단 겉껍질부터 씻어요. 어차피 껍질은 안 먹는데 왜 씻냐고 남편이 물어본 적도 있는데, 그냥 흙 묻은 걸 그대로 도마에 올리는 게 찝찝해서 그랬거든요.
그러고 나서 한 통을 통째로 다 썰어요. 반통씩 남겨두면 냉장고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먹을 때마다 또 칼 꺼내는 게 귀찮아서요. 다 썰어서 김치냉장고 전용 보관용기에 차곡차곡 담아두면 나중에 꺼내 먹기만 하면 되니까 편하더라고요.
덜어 먹을 때는 일회용 장갑을 껴요. 이건 수박뿐 아니라 김치 꺼낼 때도 늘 그렇게 해요. 맨손으로 집으면 왠지 다음날 맛이 달라지는 것 같아서 오래전부터 든 습관이에요.
알고 보니 이게 권고하는 방법이었더라고요
뉴스를 끝까지 보고 나서 좀 안심이 됐어요. 소비자원에서 권하는 방법이 남은 수박을 랩으로 덮기보다, 한입 크기로 잘라서 깨끗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라는 거였거든요. 제가 편하려고 하던 방식이 우연히 맞아떨어진 거였어요.
껍질 씻는 것도 마찬가지였어요. 껍질을 안 씻고 칼을 대면 표면에 있던 미생물이 칼날을 타고 과육 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남편한테 그것 봐라 하고 한마디 했어요.
- 겉껍질을 흐르는 물에 문질러 씻기
- 물기를 닦아낸 다음 칼 대기
- 칼이랑 도마는 고기 썰던 것 말고 깨끗한 것으로
- 한입 크기로 썰어 밀폐용기에 담기
- 상온에 오래 두지 말고 바로 냉장고에
그런데 걸리는 게 하나 있었어요
기분 좋게 보다가 마지막에 딱 걸린 부분이 있어요. 소비자원에서는 자른 수박은 가급적 당일에 먹으라고 권한다는 거예요.
당일이요. 저희는 4일을 먹는데요.
솔직히 이건 좀 현실적이지 않다 싶었어요. 수박 한 통을 하루에 다 먹는 집이 몇이나 될까요. 그렇다고 반통짜리만 사자니 값은 값대로 나가고요. 그래서 이 부분은 지키기 어렵겠다 싶었는데, 대신 제가 할 수 있는 걸 찾아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바꾼 것
제일 크게 바꾼 건 통을 나눠 담는 거예요. 예전엔 큰 통 하나에 몽땅 담았는데, 그러면 먹을 때마다 그 통을 열게 되잖아요. 4일 동안 열고 닫기를 반복하면 그때마다 바깥 공기가 들어가는 셈이고요.
이제는 통 두세 개에 나눠 담아요. 오늘 먹을 통 하나만 열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는 거죠. 통이 늘어나서 자리는 좀 차지하는데, 마지막 날 꺼낸 수박 상태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예전엔 마지막쯤 되면 물이 흥건하게 고이고 가장자리가 흐물흐물했는데 그게 덜해요.
통 관리도 좀 더 신경 쓰게 됐어요. 예전엔 수박 다 먹고 물로 헹궈서 엎어놨는데, 이제는 세제로 닦고 완전히 말린 다음에 다음 수박을 담아요. 저희 집이 바닷가라 습한 편이라 그냥 두면 잘 안 마르거든요.
- 큰 통 하나 → 작은 통 두세 개로 나눠 담기
- 오늘 먹을 통만 열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기
- 통은 세제로 씻고 완전히 말려서 쓰기
- 덜어낼 때 일회용 장갑이나 깨끗한 집게 쓰기
- 4일 넘어가면 미련 없이 정리하기
냉장고를 너무 믿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제일 크게 느낀 건 냉장고에 대한 제 생각이 좀 안일했다는 거예요. 냉장고에 넣으면 그냥 괜찮은 줄 알았거든요. 근데 냉장고는 세균을 없애는 게 아니라 자라는 속도를 늦추는 곳이더라고요. 시험에서도 보관 방식과 상관없이 하루 지나니까 모든 시료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고 해요.
그러니까 중요한 건 냉장고에 넣느냐가 아니라, 넣기 전에 얼마나 깨끗하게 다뤘느냐인 것 같아요. 껍질을 씻었는지, 칼과 도마가 깨끗했는지, 썰고 나서 얼마나 빨리 넣었는지요.
저는 수박 썰다가 중간에 전화 받으면 그대로 두고 한참 통화하다 온 적도 있는데, 이제는 일단 통에 담아서 넣어두고 전화를 받아요. 별거 아닌데 이런 게 쌓이는 거였구나 싶었어요.
수박 고를 때도 한 가지 배웠어요
마트에서 반통씩 랩에 싸서 파는 것도 있잖아요. 저는 양이 적을 때 그걸 사기도 했는데, 이번에 알고 나서는 되도록 통수박을 사서 집에서 바로 써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어요. 언제 잘라서 언제부터 랩에 싸여 있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급할 때 사게 되면 집에 오자마자 랩을 벗기고 겉면을 조금 도려낸 다음에 다시 썰어 담아요. 조금 번거로운데 이건 어렵지 않으니까요.
여름 내내 수박은 계속 먹을 텐데, 이왕이면 마음 편하게 먹는 게 낫잖아요. 저희 집도 이번 통부터 나눠 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손이 더 가지도 않더라고요. 혹시 저처럼 한 통 다 썰어놓고 며칠에 걸쳐 드시는 집이라면 통 나눠 담는 것만이라도 한번 해보세요.
글에 나온 세균 수치와 보관 권고는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시험 결과를 보도한 기사를 참고했어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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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내용은 저희 집에서 직접 해본 개인적인 경험담이에요. 식중독 증상이 의심되거나 몸에 이상이 있으실 때는 병원 진료를 받으시는 게 우선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