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써보고 나서야 솔직해진 후기
몇 년 전에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게 어찌나 귀찮던지, 여름만 되면 냄새나고 초파리 꼬이는 것도 싫고 해서 큰맘 먹고 음식물 처리기를 하나 들였어요. 갈아서 말려주는 건조분쇄식이라고, 그때만 해도 이거 하나면 음식물 쓰레기 걱정은 끝이겠다 싶었지요.
그런데 산 지 3년 넘은 지금은요, 솔직히 말하면 거의 안 쓰고 베란다에 밀어놓은 상태예요. 오늘은 왜 제가 이 좋다는 걸 안 쓰게 됐는지, 사려고 고민하시는 분들한테 도움이 될까 싶어서 그동안 써본 경험을 있는 그대로 적어보려고 해요.
처음엔 이거 하나면 다 될 줄 알았어요
제가 이걸 산 이유는 딱 하나였어요. 음식물 쓰레기 통에 모아뒀다가 버리는 그 과정이 너무 싫었거든요. 특히 여름엔 하루만 지나도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어떤 날은 초파리까지 날아다니니까 정말 스트레스였어요. 그러다 건조분쇄식 처리기라는 걸 알게 됐는데, 음식물을 넣고 돌리면 알아서 갈고 말려서 부피를 확 줄여준다는 거예요. 그럼 냄새도 없고 버리는 횟수도 줄겠다 싶어서 바로 들였지요.
처음 며칠은 신기하기도 하고 좋았어요. 넣고 버튼 누르면 몇 시간 뒤에 바짝 마른 가루 같은 게 돼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웬걸,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 걸리는 게 생기더라고요.
제일 먼저 걸린 건 역시 냄새였어요
냄새 없애려고 산 건데, 아이러니하게도 냄새 때문에 안 쓰게 됐어요. 두 가지 냄새가 있었는데요, 하나는 음식물을 갈아서 말릴 때 나는 특유의 냄새예요. 이게 은근히 부엌에 퍼지니까 돌리는 동안엔 좀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또 하나는 필터 냄새예요. 이 기계가 냄새를 잡아주는 필터가 들어있는데, 이게 수명이 다 되어갈 때쯤 되면 뭔가 쉰내 비슷한 게 올라와요. 처음엔 이게 무슨 냄새지 하고 한참 찾았는데 필터가 다 된 거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부엌에 두기가 좀 그래서 베란다 쪽으로 옮기게 됐어요. 냄새 잡으려고 산 물건이 냄새 때문에 자리를 옮기게 된 거죠.
찌꺼기가 굳으면 손이 두세 번 가더라고요
이게 제일 번거로운 부분이었어요. 음식물을 갈고 말리다 보면 통 밑에 찌꺼기가 눌어붙어서 굳는데, 이게 심하면 다음번에 돌릴 때 잘 안 돌아가요. 그럼 제가 중간에 뚜껑을 열어서 잘 돌아가고 있나 확인을 해야 했어요. 그냥 넣고 버튼만 누르면 끝인 줄 알았는데, 중간에 한 번씩 열어보고, 굳은 거 떼어내고, 통 씻고... 이러다 보니 손이 두세 번씩 가더라고요.
솔직히 이 정도 손이 갈 거면, 그냥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툭 넣어서 버리는 게 더 빠르겠다 싶은 생각이 그때부터 들기 시작했어요.
- 음식물 넣고 돌리기
- 중간에 열어서 잘 돌아가는지 확인
- 다 되면 굳은 찌꺼기 떼어내기
- 통 비우고 씻기
- 필터도 주기적으로 갈아주기
우리집은 집밥을 많이 해서 용량이 좀 작았어요
이건 집집마다 다를 것 같은데요, 저희는 외식보다 집에서 밥을 거의 해먹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나오는 음식물 양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 처리기는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양이 좀 적은 편이라, 우리집 하루치 음식물을 다 감당하기엔 좀 아쉬웠어요.
1인 가구나 외식을 자주 하시는 집이면 이 정도 용량으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저희처럼 매 끼니 해먹는 집은 한 번 돌려서는 다 안 들어가니까 두 번 돌리거나 나눠서 넣어야 했어요. 이것도 은근 번거로웠지요.
몇 시간씩 돌리니까 전기세도 신경 쓰였어요
이게 넣고 몇 시간을 돌려야 바짝 마르거든요. 그러다 보니 전기세가 은근히 나가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정확히 계량기를 달아서 잰 건 아니지만, 매일 몇 시간씩 돌리는 걸 생각하면 이게 공짜는 아니겠구나 싶었어요.
그러다 문득 우리집 음식물 쓰레기 비용이 실제로 얼마나 나오나 궁금해서 관리비 명세서를 찾아봤는데요, 이걸 보고 생각이 좀 정리가 되더라고요.
우리집 음식물 쓰레기 비용은 한 달에 1,360원이었어요
명세서를 보니까 한 달에 음식물 쓰레기를 14.4kg 버렸고, 비용은 1,360원이더라고요. 이 숫자를 보는 순간 좀 허탈했어요. 냄새 잡고 편해지자고 처리기를 샀는데, 정작 우리집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데 드는 돈은 한 달에 커피 한 잔 값도 안 됐던 거예요.
여기다가 처리기 돌리는 전기세,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하는 필터값을 더하면 어떨까요. 정확히 계산기를 두드려보진 않았지만, 이것저것 따지면 그냥 1,360원 내고 버리는 것보다 오히려 더 들면 들었지 덜 들지는 않겠더라고요.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었지요.
- 음식물 쓰레기: 한 달 14.4kg, 비용 1,360원
- 처리기: 전기세 + 필터값이 은근히 들어감
- 게다가 손도 두세 번 가고 자리도 차지함
- 그래서 저는 그냥 직접 버리는 쪽을 택했어요
그래도 이런 분께는 잘 맞을 것 같아요
여기까지 읽으시면 제가 이 제품을 엄청 안 좋게 말하는 것 같지만, 꼭 그런 건 아니에요. 저랑 안 맞았을 뿐이지, 어떤 분께는 정말 유용할 수 있거든요. 그동안 써보니까 이런 분들한테는 추천할 만하더라고요.
- 1인 가구나 외식이 잦아서 음식물이 적게 나오는 집
- 냄새보다 버리는 횟수 줄이는 게 더 중요한 분
-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가기 어려운 환경
- 관리에 손이 좀 가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는 분
결국 이런 물건은 우리집 생활 방식이랑 맞느냐 안 맞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저처럼 집밥 많이 하고, 음식물도 많이 나오고, 관리에 손 가는 걸 싫어하는 사람한테는 좀 버거웠던 거고요. 반대로 위에 적은 경우에 해당하시면 충분히 값어치를 할 거예요.
저는 지금은 그냥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모아서 직접 버리는 걸로 돌아왔어요. 처음엔 처리기가 있으면 훨씬 편할 줄 알았는데, 막상 써보니 저한테는 이 방법이 제일 속 편하더라고요. 혹시 지금 처리기 살까 말까 고민 중이시라면, 우리집이 음식을 얼마나 해먹는지, 손 가는 관리를 감당할 수 있는지 한 번쯤 따져보시고 정하시면 후회가 없을 거예요. 그동안 써본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이 글은 제가 건조분쇄식 음식물 처리기(스마트카라)를 3년 넘게 직접 사용하면서 느낀 개인적인 경험을 정리한 후기예요. 제품의 성능이나 만족도는 가정마다, 사용 환경마다 다를 수 있으니 참고용으로만 봐주세요. 음식물 쓰레기 비용은 저희 아파트 관리비 명세서 기준이며, 지역과 단지에 따라 부과 방식이 다를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