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 브러시 머리카락 제거부터 물세척까지 (V12 후기)

다이슨 청소기 헤드, 집에서 직접 물세척해봤어요 (V12 브러시 세척 후기)

세척과 건조를 마치고 조립한 다이슨V12


청소기를 돌리다 보면 어느 순간 흡입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저희 집 다이슨도 그랬어요. 바닥은 분명히 밀고 지나갔는데 뒤돌아보면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대로 남아있고, 헤드 쪽을 들여다보니 롤러에 머리카락이 돌돌 감겨서 아주 단단하게 뭉쳐 있더라고요.

저희는 세명이 사는데도 머리카락이 왜 이렇게 나오나 싶어요. 거기다 저희 집 강아지 도도 털까지 더해지니까 청소기 헤드가 남아나질 않아요. 큰맘 먹고 며칠 전에 청소기를 아예 뜯어서 물세척을 해봤어요. 오늘은 그 과정을 그대로 보여드릴게요. 다이슨 쓰시는 분들 한 번쯤 궁금하셨을 거예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물세척이 되는지는 헤드 종류에 따라 달라요. Fluffy(플러피)처럼 브러시바를 분리할 수 있는 헤드는 브러시바를 빼서 물로 헹굴 수 있지만, 모터가 헤드 안에 들어 있는 Digital Motorbar(모터바) 계열은 물로 씻으면 안 됩니다. 저희 집 건 브러시바 분리가 되는 타입이라 물세척을 했고요. 어느 쪽이든 세제는 안 쓰는 게 맞고, 무엇보다 완전히 마른 다음에 다시 끼우는 게 제일 중요해요. 세척 전에 본인 헤드가 어떤 타입인지 꼭 확인하세요.

왜 갑자기 청소기를 뜯게 됐냐면요

흡입력이 떨어진 것도 있었지만, 사실 냄새가 결정타였어요. 청소기를 돌릴 때마다 어딘가 쿰쿰한 냄새가 살짝 올라오는 거예요. 처음엔 기분 탓인가 했는데, 헤드를 코에 대고 맡아보니 확실했어요. 머리카락이랑 먼지가 물기랑 엉겨서 그 안에서 냄새가 나고 있었던 거죠.

생각해보니 이 청소기를 몇 년째 쓰면서 먼지통만 비웠지, 헤드나 브러시를 제대로 씻어준 적이 한 번도 없더라고요. 매일 손에 쥐고 온 집을 다니는 물건인데 정작 그 자체는 한 번도 목욕을 안 시킨 셈이에요. 그날따라 마음이 동해서 큰맘 먹고 다 분리하기로 했어요.

일단 눈에 보이는 건 다 분리했어요

다이슨은 생각보다 분해가 쉬워요. 헤드는 청소기 봉에서 톡 빠지고, 롤러 브러시(막대처럼 생긴 거)도 옆에 있는 보라색 잠금장치를 동전이나 손으로 돌리면 쏙 빠져나와요. 먼지통 쪽 부품들도 분리가 되고요. 저는 씻을 수 있는 건 다 빼서 늘어놓고 시작했어요.

다이슨 V12 청소기 브러시바와 헤드 부품을 분리해 수건 위에 펼쳐놓은 모습


이렇게 쫙 펼쳐놓고 보니까 어디에 먼지가 끼어 있는지 한눈에 보이더라고요. 특히 롤러 브러시에 머리카락이 실타래처럼 칭칭 감겨 있었어요. 이건 물로 씻는다고 풀리는 게 아니라서, 먼저 손을 좀 봐줘야 했어요.

머리카락은 물로 안 풀려요, 가위로 잘라냈어요

롤러에 감긴 머리카락은 억지로 잡아당기면 오히려 브러시 모가 상해요. 저는 그냥 가위로 잘라냈어요. 롤러를 돌려가면서 감긴 결을 따라 세로로 살살 잘라주면, 잘린 머리카락이 스르륵 풀려서 떨어져요. 이게 은근 시원하고 재밌어요. 밀린 숙제 하나 해치우는 기분이랄까요.

다 잘라내고 나니까 롤러가 원래 색을 되찾았어요. 그동안 회색인 줄 알았던 부분이 사실은 노란색이었더라고요. 그만큼 먼지가 껴 있었다는 거죠. 여기까지만 해도 벌써 절반은 한 것 같은 뿌듯함이 있었어요.

여기서 솔직하게 하나 고백할게요

제가 씻을 때 미지근한 물에 샴푸랑 주방세제를 조금 섞어서 담가뒀다가 안 쓰는 칫솔로 구석구석 문질렀어요. 때가 정말 잘 빠지더라고요. 그런데 글을 쓰면서 다이슨 공식 안내를 찾아보니, 세제는 쓰지 말라고 되어 있었어요.

🧴 다이슨 공식 세척 방법
- 브러시바와 헤드는 따뜻한 물로 세척
- 세제는 사용하지 않기
- 식기세척기, 세탁기 사용 금지
- 필터는 세제 없이 물로만, 비틀지 말고 흔들어 헹구기

그러니까 저처럼 세제를 쓰는 건 다이슨이 권하는 방법은 아니에요. 다만 브러시바나 헤드처럼 필터가 아닌 부분은 세제를 조금 썼다고 바로 망가지진 않아요. 대신 세제가 남으면 안 되니까, 저는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거품 하나 없이 아주 여러 번 헹궈냈어요. 다음번엔 저도 물로만 씻어보려고요. 혹시 따라 하실 분들은 처음부터 물로만 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그리고 한 가지 더요. 저는 부품을 물에 잠깐 담가뒀는데, 사실 모델에 따라 헤드나 브러시바 안쪽으로 물이 들어가면 안 되는 경우도 있어요. 이것도 다이슨이 권하는 방법은 아니고 제 개인 방식이니까, 따라 하실 분들은 담그지 말고 흐르는 물에 헹구시는 걸 추천드려요.

제일 중요한 건 사실 세척이 아니라 건조였어요

이게 진짜 핵심이에요. 다이슨은 씻은 부품을 최소 24시간 완전히 말린 다음에 다시 끼우라고 해요. 물기가 조금이라도 남은 채로 조립하면 모터가 상할 수 있대요. 몇십만 원짜리 청소기 모터가 물기 때문에 망가지면 정말 속상하잖아요.

저는 마침 날이 좋아서 베란다 볕 잘 드는 자리에 하루 꼬박 널어놨어요. 아침에 널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만져보니 겉은 물론이고 롤러 안쪽 심지까지 뽀송하게 말라 있더라고요. 만졌을 때 손에 물기가 조금이라도 묻으면 하루 더 말리는 게 안전해요. 급하게 끼우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여기서만큼은 참으셔야 해요.

💧 건조할 때 이것만은 지켜주세요
- 최소 하루(24시간) 이상 완전 건조
- 겉뿐 아니라 안쪽 심지까지 마른 것 확인
- 드라이기, 전자레인지, 난로 앞 건조는 금지
- 바람 잘 통하는 그늘이나 볕에서 자연 건조

완전히 마른 걸 확인하고 다시 합체했어요

하루를 꼬박 기다린 다음에야 하나씩 다시 끼웠어요. 분리할 때 톡톡 빠졌던 것처럼, 조립도 딸깍 소리가 나게 제자리에 맞춰 끼우면 돼요. 롤러 브러시도 잠금장치를 반대로 돌려서 고정하고요. 다 끼우고 제자리 거치대에 딱 꽂아두니까 새로 산 청소기처럼 말끔해졌어요.

세척과 건조를 마치고 제자리 거치대에 정리해둔 다이슨 청소기


제일 궁금했던 냄새요. 다시 돌려보니 그 쿰쿰한 냄새가 싹 사라졌어요. 흡입력도 확실히 처음 살 때 그 느낌으로 돌아왔고요. 괜히 미뤄뒀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이 맛에 청소기 세척하나 봐요.

얼마 만에 한 번씩 해주면 될까요

롤러에 머리카락 감기는 건 눈에 보일 때마다 잘라주는 게 좋아요. 저처럼 강아지 키우거나 식구 중에 머리 긴 사람 있으면 더 자주 봐줘야 하고요. 필터는 다이슨이 한 달에 한 번 세척을 권하는데, 필터는 세제 없이 물로만 씻고 역시 하루 이상 말려야 해요. 저는 이번에 헤드랑 브러시만 씻었는데, 다음엔 필터까지 날 잡아서 해보려고요.

사실 별거 아닌데 미루게 되는 일 있잖아요. 청소기 세척이 딱 그래요. 큰맘 먹고 한번 해두면 몇 달은 개운하게 쓸 수 있으니까, 오늘 이 글 보신 김에 다들 한 번씩 뜯어보시는 거 어떨까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끝나고 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 참고
- 세척 방법과 건조 시간은 다이슨 공식 고객지원 안내를 참고했어요 (dyson.co.kr)
- 세제 사용은 다이슨이 권장하지 않는 방법이며, 제 개인 경험담이에요
- 모델마다 분리 방식이 조금씩 다르니 본인 청소기 설명서도 함께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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