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앓는 우리 강아지, 폐수종으로 야간 응급실 다녀온 이야기
어젯밤에 저희 강아지 도도가 아파서 야간 응급실에 입원했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써보려고 해요.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키우시는 보호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평소엔 정말 밝고 애교 많은 아이인데, 어젯밤 헐떡이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같은 상황을 겪고 계시거나 언젠가 겪으실 수도 있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게 최대한 자세히 적어볼게요.
도도의 상태
도도는 심장병 3등급을 확실하게 진단받은 건 아니고, 그쯤 되는 단계예요. 요즘 잔기침이 부쩍 심해지더니 엊그제는 과호흡이 와서 병원에 데려갔어요. 다행히 그때는 체온도 정상이고 다른 수치도 괜찮아서 안정만 취하고 다시 집으로 데려왔죠.
그때 선생님이 알려주신 위험 신호는 이랬어요.
- 잇몸이나 혀가 하얗게 또는 파랗게 변함 (청색증)
- 체온이 떨어지면서 배가 차가워짐
- 식욕이 갑자기 사라짐
이런 증상이 보이면 바로 병원에 오라고 하셨어요. 다만 이건 저희 아이 상태를 보고 해주신 말씀이라, 아이마다 봐야 할 신호가 다를 수 있어요.
그런데 어제, 급격하게 나빠졌어요
어제는 선생님이 알려주신 증상들이 뚜렷하게 나타나진 않았는데도, 뭔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어서 바로 응급실로 향했어요. 도착하자마자 산소방에 입원했는데, 그 안에서 멀쩡하던 혀에 청색증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급하게 방사선을 찍었더니 경도의 미세한 폐수종이 보였어요. 그래서 그렇게 숨쉬기 힘들어했구나 싶더라고요. 경구약을 먹일 수 없는 상태라 정맥으로 이뇨제와 심장약, 안정제 등을 투여했고, 선생님은 입원 중 응급 상황이 오면 심폐소생술까지 해야 할 수 있다고 미리 말씀해 주셨어요.
그 두세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어요. 산소방 유리창 너머로 도도가 헐떡이는 모습을 보면서도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너무 무력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간호사 선생님이 30분마다 상태를 체크해주시고, 호흡수랑 산소포화도가 조금씩 안정되는 걸 확인시켜주셔서 그나마 마음을 붙잡을 수 있었어요. 두세 시간이 지나서야 도도가 안정을 찾았고, 다행히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어요.
오늘, 그리고 퇴원
오늘 아침 다시 방사선을 찍어보니 폐수종 소견은 사라졌어요. 그런데 심장 초음파에서 압력이 많이 높아진 게 확인돼서, 기존에 먹던 약에 추가로 약을 더 먹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선생님은 이런 증상이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고, 폐수종이 재발할 가능성도 높다고 하셨어요.
다행히 오후에 퇴원이 잡혀서 도도를 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어요. 늦지 않게 병원에 데려간 게 정말 다행이었다 싶어요. 조금만 늦었어도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어요.
병원비는 생각보다 훨씬 많이 나왔어요. 야간 응급이라 더 그랬고요. 그래도 가족이니까,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퇴원 후, 집에서는 이렇게 관리하고 있어요
퇴원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더라고요. 집에 와서도 한동안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아래는 선생님 안내에 따라 저희 집에서 하고 있는 것들이에요.
- 약 시간을 알람으로 맞춰뒀어요. 약이 하나 더 늘어서 헷갈리지 않게 휴대폰에 시간별로 알람을 설정해뒀어요.
- 안정 시 호흡수를 매일 체크해요. 도도가 잠들어 있을 때 1분간 가슴이 오르내리는 횟수를 세서 기록해요. 평소보다 갑자기 늘어나면 바로 병원에 연락하려고요.
- 과격한 활동은 당분간 자제시켜요. 산책도 짧고 평탄한 코스로만, 흥분할 만한 놀이는 잠시 피하고 있어요.
- 간식은 선생님이 권해주신 것만 줘요. 염분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하셔서 시중 간식은 당분간 끊었어요.
- 온도 변화에 신경 써요. 너무 덥거나 추운 환경은 호흡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해서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해요.
기침이 잦아지면 무조건 응급실에 가야 할까요
저도 이게 제일 헷갈렸어요. 잔기침이야 늘 하던 아이니까요.
선생님 말씀으로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기침의 빈도나 강도가 평소와 다르게 갑자기 심해졌다면 낮 시간 진료라도 빨리 받아보는 게 좋다고 하셨어요. 도도처럼 뚜렷한 위험 신호 없이도 갑자기 나빠질 수 있으니까요.
저는 이번에 신호가 하나도 안 맞았는데 그냥 느낌이 이상해서 갔거든요. 결과적으로 그게 맞았어요. 애매하면 가는 게 낫다는 걸 배웠어요.
청색증은 이렇게 확인해요
잇몸이나 혀를 손가락으로 살짝 눌렀다가 떼서 색이 금방 분홍빛으로 돌아오는지 보는 거예요. 색이 하얗거나 푸르스름하게 변해 있고 잘 돌아오지 않는다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하셨어요.
저는 평소 건강할 때 도도 잇몸 색을 한 번 봐두라고 하셔서 그렇게 했어요. 평소 색을 알아야 달라진 걸 알 수 있으니까요.
이번 일을 겪으며 느낀 것들
- 평소 약 복용을 절대 거르지 않기. 처방받은 용량과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게 기본이더라고요.
- 정기 검진 미루지 않기. 심장 초음파로 압력 변화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면 갑작스러운 입원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 평소와 다른 호흡, 잔기침을 가볍게 넘기지 않기. 안정 시 분당 호흡수를 평소에 세어두면 갑자기 빨라졌을 때 바로 알아챌 수 있어요.
- 애매해도 일단 가보기. 신호가 뚜렷하지 않아도 평소와 다르다 싶으면 망설이지 않는 게 맞더라고요.
- 이동할 때 꽉 끌어안지 않기. 가슴이 눌리면 호흡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해서, 캐리어나 담요에 편한 자세로 눕혀서 옮겼어요.
- 비상금 마련해두기. 응급 입원비는 예상보다 훨씬 클 수 있어요.
늦지 않게 병원에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어요. 같은 마음으로 심장병 아이를 돌보고 계신 보호자분들, 우리 함께 힘내요. 도도도 약 하나 더 늘었지만 잘 버텨줄 거라 믿어요.
이 글에 적은 증상, 처치, 관리 방법은 모두 저희 아이를 진료해주신 수의사 선생님께 직접 들은 내용이에요. 다만 아이의 나이, 체중, 심장병 단계에 따라 필요한 조치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요.
이 글을 보고 자가 판단하지 마시고, 아이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면 반드시 담당 수의사에게 문의해주세요. 야간에 이상이 있을 땐 24시간 동물병원을 찾으시는 게 안전해요.
📎 참고 자료
- 반려견에게 호흡곤란·청색증 같은 응급 증상이 보이면 자가 판단하지 말고 즉시 동물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 가까운 동물병원은 농림축산식품부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의 우리지역 동물병원·동물보호센터 찾기 서비스에서 지역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반려견을 직접 돌본 보호자의 개인 경험담이며, 수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